작별해서는 안 될 제주도 4.3사태를 저에게 각인시켜준 책 ‘작별하지 않는다.’는 두 주인공이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참혹했던 제주도 4.3사태 순간순간의 감정을 조금이나마 공감하게 만들어준다. 책을 읽으면서 인상을 찌푸릴 만큼 시적이면서도 섬세한 한강 작가님의 필력이 쉽게 몰입하지 못하는 나를 역사 속으로 연결해 주었다.
1948년 제주도 4.3사태는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참혹한 사건 중 하나로,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됐다. 소설 속에서는 사람들 간의 이별이 단순한 ‘이상적인’ 작별이 아니라, 깊고 고통스러운 ‘작별’을 의미한다. 4.3사태의 피해자들은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이별을 강요당했다. 가족을 잃고, 친구를 잃고, 자아마저 잃어버린 채, 수많은 이들이 고통 속에서 ‘작별’을 맞았다.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잔인한 사건이지만 병원에서 일하는 나의 삶과 연결 지어서 생각해 봤다. 병원이라는 공간은 다른 이유로 생명과 작별하거나 혹은 작별하는 과정일 수도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우리가 역사를 기억하듯이 하나의 생명은 하나의 역사가 있다. 환자 한 분 한 분의 생명이 한 번의 작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환자분들의 가족들에게는 평생에 기억될 수 있는 부분이기에 내가 하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일상이 되어버린 환자 응대, 검사업무이지만 환자분들을 매번 공감하고 친절을 베푸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경각심을 가지게 되었다.
한강 작가님은 ‘작별하지 않는다.’ 책을 통해서 억울한 죽음에 대한 상실감만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 속에서 서로 어떻게 이해하고, 치유하고, 사랑을 나누며 살아가는지에 대한 메시지도 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내가 다니고 있는 고신대복음병원의 핵심 가치인 사랑과 선한 병원 ‘환자와 이웃에게 그리스도의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선한 병원이 된다.’는 단순히 신체적인 치유를 넘어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며 환자와 이웃을 돌보는 병원을 지향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고 ‘사랑과 선한 병원’이라는 핵심 가치가 단지 의료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환자들이 고통 속에서도 사랑을 경험하고, 그리스도의 나눔을 통해 다시 희망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게 저의 역할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이를 통해서 고신대복음병원의 가치를 한 번 더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병원에서 종종 삶의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거나 작별하는 중인 환자분이 계시다면 단지 육체적인 질병을 치료를 넘어 마음의 상처도 치료할 수 있게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건넬 수 있는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의료인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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